한 달 살기라 쓰고 한 달 여행이라고 읽는다.

유럽에서 새로고침 (2) 이탈리아편

안녕하세요. 마키나락스의 김병찬 입니다. “3년 근속 Refresh-한 달 살기 지원” 준비편 글에 이어서 이탈리아 여행편을 소개합니다.

터키 이스탄불 공항을 거쳐서 이탈리아에 도착했다. 혹시나 빠트린 문서가 있을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지난 글에서 언급된 문서만으로 무사히 입국할 수 있었다. 특히 큰 돈이 들어간 영문 PCR 음성 결과 문서는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아서 허탈했다.

TIP: 코로나 시국에 여행

입국할 때부터 탈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나라로 입국할 때는 다시 PCR 또는 신속 항원 검사를 해야한다. 여행 당시 갑자기 증가하는 코로나 확진자 수에 원하는 날짜에 검사예약이 모두 마감되었다. 하필 이탈리아 출국 전날이 휴일이었기 때문에 영업을 하는 약국을 찾기가 어려웠다. 다행히 FarmamiaRoma 앱을 이용해서 영업하는 약국을 찾을 수 있었다. 로마 공항에서도 PCR, 신속항원 검사를 하지만 왕복 교통비용, 시간을 생각하면 예약을 해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

계획한 이탈리아 일정은 로마, 피렌체, 로마, 아말피, 로마 순으로 숙소를 잡았다.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이렇게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짐을 들고 도시를 이동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었다.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가까운 호텔을 예약해 놓고 큰 짐을 맡겨 피렌체와 아말피를 갈 때는 작은 캐리어를 들고 다녔다.

로마에서 첫날은 비행일정 때문에 피곤해서 많이 돌아다니지 못하고 콜로세움 정도만 다녀왔다. 다음날 피렌체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피렌체 하면 두오모 성당이 가장 유명한데 크기가 가장 큰 돔이기 때문이다. 피렌체 어디에 있든지 두오모는 가장 잘 보였다. 대부분의 사진이 두오모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우리 부부는 이곳에서 스냅촬영을 했다. 좋은 날씨에 찍기 위해서 로마 일정을 줄여가면서 마지막 날까지 일정을 미루었다.

피렌체에는 소가죽 제품이 유명하다. 소가죽을 얻기 위해서는 소를 도축해야 하기 때문에 소고기 음식도 맛있다. 대표적으로 티본스테이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먹지 않았지만 여기에서 1일 1티본 했다. 살도 1티본 늘었다.

TIP: 연말 유럽 여행

연말에 유럽여행을 떠난다면 피하라고 말하고 싶다. 크리스마스 연휴, 새해 연휴, 주현절 까지 해서 휴일이 많고 휴일에는 대부분의 식당, 박물관, 상점등이 문을 닫는다. 또한 이 시기는 우기이기 때문에 비가 자주와서 여행할 때 불편하다.

피렌체는 피사와 베네치아를 가기에 용이한 위치에 있다. 나는 피사를 꼭 가보고 싶었고 와이프는 베네치아를 꼭 가고 싶었다. 사실 피사는 피사의 사탑 말고는 볼거리가 없다. 하지만 수학책에서 많이 봤을 사진을 실물로 보면 또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베네치아에서는 곤돌라를 타고 도시를 구경할 수 있다.

로마를 들려 짐을 다시 챙겨서 아말피로 향했다. 아말피는 이탈리아 남부에 있는 휴양지이다. 여름에는 사람이 무척 많지만 겨울이라서 닫은 상점도 많고 사람도 많이 없었다. 이곳은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기가 쉽지 않은 도시였다. 기차역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데 1차선의 꼬불꼬불한 길이다. 우리나라의 대관령이나 지리산의 도로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는 겪지 않았지만 여름에는 교통체증이 심하다고 한다.

아말피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만 가면 포지타노라는 도시에 갈 수 있다. 절벽에 있는 건물들과 해변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또한 아말피에서 버스를 30분 정도 타고 갈 수 있는 라벨로라는 도시도 있다. 이곳은 “비긴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나왔던 곳이여서 기대했지만 겨울이여서 볼거리는 없었다. 음악을 좋아한다면 Music festival이 매년 열린다고 하니 여름에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시 로마에 왔다. 마지막 도시로 로마를 선택한 이유는 제네바로 갈때 비행기를 타기 위함이었다. 두번이나 로마에 왔지만 제대로 구경하지는 못했다. 맨 처음으로는 트레비 분수에 다녀왔다. 트레비 분수를 등지고 돌아본 다음 동전을 던져서 넣으면 다시 로마에 온다고 한다. 10년전에 동전 한 주먹을 던졌는데 그 것 때문에 왔다고 믿고있다. 나는 같은 위치에서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로마에 와서 꼭 해야하는 것중 하나는 바티칸 투어이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바티칸 만큼은 와이프랑 같이 공유하고 싶어서 또 오게되었다. 바티칸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를 감상하는 것이다. 실제로 가서 보면 고개를 들고 오랫동안 보는 것도 힘든데 4년여 시간을 같은 자세로 그렸다는 사실과 미켈란젤로는 조각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경외심이 느껴진다. 가이드분의 설명 중에 미켈란젤로의 일화 하나가 마음에 와 닿았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미켈란젤로가 천장화를 그릴 당시 천장 구석의 인물을 그리고 있었다. 그때 친구가 와서 잘 보이지도 않는데 열심히 그리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의 대답은 “내가 알지” 였다.

나에게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코드를 만들 때 동작에는 차이가 없지만 마음에 들 때까지 코드를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였다. 만족한 코드가 나와도 누군가 알아 주지 않았지만 이제는 “내가 알지”라는 말로 충분하다.

TIP: 짐이 많아졌을 때

이탈리아 여행이 막바지가 되고 스위스를 가기 위해서 짐을 싸는데 캐리어가 닫히지 않는 것이다. 버릴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버렸는 데도 말이다. 스위스는 추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얇은 옷을 택배 보내기로 하였다. 여러 종류의 업체가 있지만 우체국이 가장 저렴했다. 무게, 크기에 따라서 요금이 달라지는 것은 한국과 같다. 보낼 짐은 코트 3벌 정도 였고 10만원 정도가 들었다. 짐을 보낼 때는 보내는 사람이 이탈리아 회계번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다행히 가이드분에게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하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같으면 물건에 의심을 하게 된다고 한다. 다행히 짐은 한국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이탈리아 여행을 모두 마치고 한국음식이 많이 그리워졌다. 느끼한 음식으로 가득 차있던 뱃속 정화를 시켜야 했다. 숙소 근처에 미쉘린 식당으로 선정된 한식당이 있었다. 정말 거짓말 안하고 한국에서도 맛집으로 선정될 수 있을만큼 맛있었다. 떠나기전 받은 신속항원 검사는 음성이 나왔다. 스위스로 갈 준비는 모두 마쳤다.

한 달 살기라 쓰고 한 달 여행이라 읽는다. | 유럽에서 새로고침 (3) 스위스 편

마키나락스 최초로 리프레시 휴가를 다녀온 역사적인(!) 주인공, 마키나락스 MLOps제품화팀 Engine파트의 리드를 맡고 있는 병찬 님의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아래의 포스팅도 확인해보세요!

“유럽 한달살기 리프레시 완료, 보석 같은 MLOps제품을 기대해주세요” — MLOps제품화팀 Engine파트 김병찬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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